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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포자였던 이유.

 

우리나라에 수포자 학생들이 많은 이유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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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뒤늦게 수학 공부를 하고 있다.

 

거의 15년 가까이 수학을 놓고 살다가 갑자기 수학을 해보려하니 시작도 하기 전에 움츠러들고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래도 매번 중도포기하는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고자 굳게 마음먹고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교과과정 만큼은 해내보자! 하고 진행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수학공부가 다행스럽게도 아직도 진행중이다.

 

수학1, 수학2, 미적분1까지 인강으로 쭈욱 개념정리를 했고

 

이제 확률과 통계 부분을 시작하면서, 도대체 이과애들은 뭘 배우는걸까 싶어 미적2를 슬그머니 엿보고 있는 중이다.

 

늦게 시작한 수학공부는..

 

당연히 어렵다.

 

 

 수학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했을 때, 시그마가 뭔지도 몰랐고 루트4가 2인지도 모르고 시작했다.

 

그런 상태에서 고등학교 수학 과정을 공부하는게 쉬울리가 없다.

 

중학과정 내내 탱자탱자 놀다가 뒤늦게 공부에 뜻이 생겨 공부하려고 하는 학생들도 꼬박 나같은 심정이리라.

 

 

 

입시를 앞둔 학생이 아닌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속도를 조절해가며

 

수학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좀 더 고민과 생각을 많이 하며 수학을 바라보고 있다.

 

 

 

공부를 하면서 느끼게 된 것이

 

'아.. 내가 수학을 못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

 

'수포자는 단지 애들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였다.

 

 

 

공부는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 공부라야 재미있고 파고들고 싶고 더 알고 싶으니까.

 

 

국사공부는 한국인으로서 역사를 모르는 건 수치니까.. 일본과 중국과 미국에서 글로벌하게 뛰어다니면서 역사적 쟁점으로

대화를 할 때 어버버하기 싫으니까 공부한다.

 

영어는 국제 언어니까 여러모로 쓰임이 많아 공부한다. 등등 나만의 의미가 있다.

 

그래서 공부를 꾸준히 하는거다.

 

그런데 나를 포함해서 수학을 못하는 사람들의 단골멘트.

 

"수학 그거 어디 써먹어? 사칙연산만 잘 하면 되지 수학 몰라도 사는데 아무 문제 없어!"

 

아마 이런 말 많이 들어봤을거다.

 

 

예전에는 이 말에 공감하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이곤 했는데, 여전히 수포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입장이지만

 

그 말에는 더이상 공감할 수가 없다.

 

 

사람은 딱 아는 만큼만 세상이 보인다.

 

본인이 보는 딱 그만큼만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그냥 기계적으로 수학을 풀었다. 적분을 하라니까 그냥 적분을 하는거고

 

로그함수를 쓰라니까 그냥 그런갑다 하고 썼다.

 

아무 의미도 없는. 무의미한 공식의 활용들.

 

나에게 수학은 입시를 위한 도구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었다.

 

 

 

세균이 시간마다 증식하는 과정을 눈에 보이도록, 내가 느낄수 있도록 그래프로 나타내고 싶다고 할 때

 

기하급수적으로 증기하는 모습을 그래프로 표현해도 (2차 함수)  정확한 수치가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까

 

그와 반대되는 로그를 만들어서 내가 느낄수 있는 범위로 접근하고 싶었다고 말해주었더라면

 

나는 수학이 왜 필요한지 아는채로 공부를 할 수 있었으리라.

 

 

 

 이 그냥 밑이 같으니까 이건 그냥 날려버리고 3으로 쓰는거야~ 라고 말하지 않고

 

3이라는 정의역이 지수함수를 타고 역함수인 로그를 탔기 때문에 원래 제 모습인 3이 되는거라고

 

암기 공식이 아닌 원리를 알려줬더라면 나는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했을거 같다.

 

 

나를 가르쳐주신 스승님들은 아쉽게도 수학의 의미를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시는 분들이 아니었고,

 

그냥 공식을 소개해주고 공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려주시는 분들이었다.

 

정말 수학머리가 있는 학생이라면 스스로 다 원리를 깨우치고 간파해서 하겠지만

 

나처럼 수학머리가 제로인 학생들은 일일이 선생이 원리와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면

 

절대 여기까지 스스로 확장해서 생각할 수 없다.

 

 

 

지수 함수 로그 함수가 데시벨 측정기와 같은 기기속에도 다 들어가야하는 수학이라는 걸 알았을 때,

 

진공청소기 같은 단순한 기기에도 수학적 시스템이 들어간 칩이 내장된다는걸 알았을 때

 

수학이 우리 주변에 널려있지 않은 곳이 없다는 걸 알았을 때

 

내가 느낀 소름끼침을 뭐라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수학은 절대 없어도 사는데 지장 없는 과목이 아니다.

 

물론 먹고 사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겠지만, 수학을 잘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은 세상 보는 눈이 아예 다를거라 확신한다.

 

 

 

 

 

누구는 이 글을 보고 바보라고 비웃을지 모르겠다. 그걸 몰랐냐고.

 

하지만 나같은 수포자들에게는 이런 깨달음이 정말 필요하다.

 

수학이 재미없는 과목이 아니라

 

인간의 호기심과 천재성이 만들어낸 고도의 학문이라는 걸 알게 되면

수학을 마주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내가 오늘 배운 미적을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라.

 

이게 왜 만들어졌는지 고민해보라.

 

 

 

 

아무 생각없이, 아무런 감흥없이 공식이나 외워서 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면

 

잠시 펜을 멈추고 생각해보면 좋겠다.

 

그리고 초등학생, 중학생이 읽는 수학 교양서들을 한 권씩 심심풀이로 읽어가면서

 

수학 교과과정 각 챕터에서 배우는 것들이 어쩌다 탄생하게 되었는지

 

한번쯤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그걸 알고 수학 문제를 대할때와 모르고 대할 때의 나의 모습은 분명히 다르다.

 

 

나도 수학 개념 공부를 다 하면 틈틈히 수학교양서를 보면서 제대로 된 수학의 이해로 도전하고 싶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알수록 멋있는 과목이 수학이고,

 

더 알아갈수록 감탄스러운 과목이 수학이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에서 의미를 발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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