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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의 실수를 통해서 다른 부모님들은 똑같은 실수를 하지 마시길 바라며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


지금 우리 아이가 5세 유치원생인데요.

저도 보통이상의 교육열혈맘이기도 하고

육아방식도 트렌드가 있어서 늘 새로운 육아서를 참고하며

아이 교육에 대입해보려고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는편입니다.


일반 사람들이 하는 말에는 잘 휘둘리거나 귀가 팔랑대지 않는데

한권 한권의 책에는 잘 휘둘리거든요 제가. 허허...


그치만 어릴때부터 변화를 주지 않고 늘 지켜왔던건

베드타임스토리!!!!

항상 자기전에 책 읽어주는 건 거의 빠짐없이 해온

하루의 마감일정 같은 것이었거든요.


근데 책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아이가 읽다가 어느순간 그 책에 눈길을 도통 주지 않으면

새책 들여주고 싶은 마음에

기존 책 중고로 팔아버리고 다른 책 구입하고..

그렇게 수십번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계속 벌어지더라구요.


1년 넘게, 혹은 그 이상 한번도 안찾던 책을

갑자기 찾더라는 겁니다.

'엄마 000책 어디갔어요?'

그럼 제가 '네가 안봐서 엄마가 처분하고 다른 책 구입했어'라고 말하면

'그거 제가 좋아하는 책이란 말이에요. 지금 또 보고싶은데..'

이러면서 울기 시작해요.


그게 한번이면 모를까.. 여러번 그랬거든요.

제가 팔아버린 책들만 골라서 다시 찾아대고

슬퍼하고..


그렇습니다.

책값은 내가 결제해서 산거지만

책은 아이가 주인이에요.


책을 처분할 것이냐 말것이냐는 아이 의사가 100프로 좌우하는것이지

엄마가 '책장이 가득차서'

'새책을 들여야 하니까'

'아이가 잘 안보니까' 라는 이유로

함부로 처분해서는 안되는 거였어요.


5살이라고 2살때 보던 아기책을 보면 안될 이유가 없죠.

중학생이라고 초등학생때 보던 유치한 그림책을 보면 안되는 이유가 없습니다.


​책은 단순히 아이의 머릿속에 지식을 채워넣는 수단이 아니라

엄마의 살냄새를 맡으며

엄마 무릎에 앉아서

엄마가 괴상스럽지만 웃긴 성대모사를 하는걸 들으며

동화책을 함께 보았던 추억을 담고 있는 거에요.


엄마의 사랑을 뭉근~하게 달인

추억의 보관함. 책.


바로 그거에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요.


저 초등학교때 엄마가 일 마치고 오시는 길에

[논리야 놀자] 라는 시리즈 책을

사가지고 오셨는데, 그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두고두고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마치고 피곤해서 돌아오시는 엄마가

책이 든 서점봉투를 건네시며

'니가 읽고 싶어했던 책이야' 하셨던 것도 생생하게 기억나고요.


그때 읽었던 [논리야 놀자] 책이 아직도 저희 집에 있다면

어른이 된 지금도 그 책에 눈길이 갈때마다

미소가 지어질것 같아요.


근데 함부로 내아이책을 내 마음대로 처분하고 팔아버렸으니..

교육과 육아에 대해 공부 많이 해도

말짱 헛공부였나봅니다.


아이책은 책 수준, 적합연령, 레벨 이런거 깡그리 머릿속에서 지우시고

그냥 내버려두세요.


아이가 스스로 정리하고자 할때 까지 기다려주는 겁니다.


중고로 팔고, 판 돈으로 새책을 사고..

그 보다 훨씬 훨씬 값진것이 뭘까요?

돈으로 따져도 더 이득인 것이 뭘까요?


아이가 가진 책을 닳고 닳도록 읽어줘서 누구한테 물려주기도 민망한 상태가 되도록 만드는거에요.


​책은 한번 봤다고 내것이 되는게 아니거든요.

닳고 닳도록 읽고 보고 해서 책기둥이 너덜너덜해지면 비로소 내 것이 되는거에요.


그리고 책이 낡아지는것 만큼 아이의 추억은 깊어지는거죠.


아이가 성장하면서 스스로 정리하고 처분하고.. 그러나 끝내 처분하지 않고 끝까지 곁에 남겨둔 책들-

언젠가는 그 책들이 박스안에 쌓여서 창고 어디에 켜켜이 쌓일날이 올거에요.

어른이 되서 짐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어릴때 이 책 읽을때 엄마가 내 볼을 쓰다듬어줬었는데..'

'이 책 읽을때 엄마 목소리 너무 웃겼었어..'

'엄마 품에 꼭 안겨서 읽었었는데..'

'이 책 너무 재미있어서 정말 날새는 줄 모르고 읽었었지'


따뜻한 생각과 추억들이 책과 함께 박스에서 꺼내지는거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아이가 가진 책을 닳고 닳도록 읽어줘서 누구한테 물려주기도 민망한 상태가 되도록 만드세요.

아이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책 팔거나 버리지 마세요.

두세번 읽었으니 이 책은 마스터(?)했다는 요상한 이론으로 아이책을 계속 바꿔서 셋팅하는것은

결코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니라, 엄마 자기만족을 위한 헛짓거리일뿐입니다.


​저도 이걸 뒤늦게 깨달았어요.

[로보카폴리 영어책] 어디있냐고

[곰곰이]책 어디있냐고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아이를 보고

아뿔싸했습니다.


이제 저도 그런 멍텅구리짓 그만하려구요.


아이책에 추억을 담아주는 일을 부모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후활동? 좋지요.

그 독후할동을 꼭 깨끗한 A4용지에 따로 프린트해서 뭔가를 해야하는건가요?

책 안에 아이가 느낀점을 메모하게 하고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 긋게 하고

맨 뒷표지 안쪽에 책 읽고나서 주인공에게 편지쓰게 하고

책 곳곳에 아이와 엄마의 시간을 기록하는겁니다.

저는 그게 가장 좋은 독후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중고장터에 아이책 판다고 올리고 에누리가 되니 안되니 감정소모, 시간낭비하고 계십니까?

저의 시행착오가 그 분들에게, 그리고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이 행복과 추억을 담은 책 몇권쯤은

평생 지니고 살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아이들이 재미나게 공부하고

행복하게 꿈꿀수 있도록

제가 늘 응원한다는 거 잊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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