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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쫄보다. 

심각하게 소심하고 그냥 A형이 아닌 트리플 A형이다.

산 속에서 칡뿌리 캐어먹으며 도를 닦는 수행자가 아니라면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돈에 관심이 많고

그들의 많은 걱정거리 중 하나가 바로 돈이다.

나라고 다르지 않다.

사치나 허영과는 거리가 매우 먼 현실주의자라서 일확천금을 바란다거나 엄청난 부자가 되길 바란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이가 들어 자식에게 아쉬운 소리 하고 싶지 않고

몸이 아프면 내 돈으로 병원비 계산해서 당당하게 치료 받고

죽는 순간까지 내가 번 돈으로 쓰면서 살고 싶을 뿐이다. 

내 딸이 출산을 하면 산후조리원 비용도 대주고

손주들 용돈 시원하게 쏘는 할머니가 되고 싶을 뿐이다.

뭐 그리 대단한 걸 바라는것도 아닌것 같은데, 요즘 같은 하이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이 꿈도 원대해보인다. 


어릴 때 부터 나는 돈에 관심이 많았다.

그 당시에는 생활보호대상자였어서 국가에서 보조금을 받으며 살아야 했고

학급회비 밀리면 조마조마 가슴이 터질것 같았던 시절을 겪어야 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초등학교 때 복조리 판매 아르바이트를 맨 처음 했던 때가 생각난다.

낮부터 어둑어둑 해질때까지 복조리를 팔려고 집집마다 돌아다녔는데

수확은 별로 였었지 싶다. 

'와....돈 버는 게 이리도 힘든거였구나.

우리 엄마는 내가 돈이 필요하다면 아무 말 없이 돈을 주셨는데, 그 돈이란 게 

이리도 벌기가 힘든 거였구나.'

정말 충격적인 경험이어서 퇴근하고 돌아오신 엄마께 무릎을 꿇고 앉아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돈 버는 게 이리도 힘든줄 몰랐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 

그 후 중학교 때는 닭갈비집 아르바이트, 

신문 배달 정도를 해봤고

고등학교 때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받는 것으로 알바를 대신했다. 

대학교 들어가서는 호프집, 종로 옷가게 알바, 커피숍,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터 등 여러가지 알바를 뛰어봤다.


끊임없이 스스로 돈을 벌어본 경험 때문이었는지

어쨌든 나는 수중에 들어온 돈은 착실하게 저축하고 불리는 습관이 배어있다.

저축이란 게 은근 중독이 되는거라

통장 잔고가 늘어날때 마다 커져가는 심리적 위안, 그 것 때문에 계속 저축 저축 저축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른이 된 후부터 읽기 시작한 재테크 책들은 하나 같이

저축만 하면 바보라고 이야기했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저축은 오히려 손해라고 이야기했다.

주식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하고

부동산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다 그렇다고 말하니까 나는 그런 줄 알았고,

일단은 소심하게 펀드를 가입하는 것으로 저축 이외의 재테크 방식에 손을 대 보았다.

처음 펀드에 가입하려고 은행에 갔을 때, 

나는 속으로 내가 참 영리한 사람인 줄 알고 우쭐댔다. 

'재테크 공부를 하니 이렇게 펀드라는 것도 알게 되고, 난 참 스마트한 사람이야'

그냥 , 뭐랄까.

저축 말고 다른 재테크 방식을 써본다는 것 자체가 20대의 나에겐 대단히 멋있게 보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순진한 발상이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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